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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되지 않는 시간이기를

롯데갤러리, 6월 기획초대로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대연의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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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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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갤러리는 6월 기획전시로 사진작가 조대연의 작품전을 진행한다. 오는 6월 5일부터 7월 1일까지 한 달 여간 진행되는 본 전시는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으로 2015년 이후 근 4년 만에 선보이는 자리이다.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알려진 조대연의 사진은 신문사 사진기자의 이력에서 드러나듯이 보도사진(photo journalism)에서 시작되었고, 유학 시기 이후 사회적 다큐멘터리(Social Documentary) 작업을 통해 비판적 메시지가 확연한 프레임을 제시했다. 광주에 정착하는 90년대 중반부터 삶터와 사람으로 관심 영역이 확대되면서 보다 인간중심적이며 담담한 화면을 구축했는데, 새만금 개발사업이 소재인 <흐르는 땅>, 순천만을 표현한 <습지> 연작을 포함해 남도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과 아카이브 구축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조대연은 이번 전시에서 광주에 대한 소회를 풀어낸다. ‘광주의 시간’이라는 큰 테마의 첫 시리즈작인 본 전시의 소제목은 <기억을 기다리다>이다. 사진의 배경은 5.18민주광장으로, 지난 10여 년간 광주의 구도심을 다니며 관찰한 장소와 사람들에 관한 서사이다. 거리극을 포함한 다양한 형식의 문화행사, 그리고 3·1운동 기념식이나 추모행사 등이 펼쳐지는 광장의 모습을 작가는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는’ 입장에서 무던히 기록했다. 프레임에는 민주화를 위한 공간이었던 그 곳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함축하는 장면들이 펼쳐지는데, 이미지의 향수자로 하여금 열린 해석을 담보하며 일상의 범주에서 언급되지 않은 이 공간이 어떤 장소성을 띠는지 상기시킨다.
  광장 위의 뿌연 스모그는 보는 이에게 다양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퍼포먼스 행사인 사진의 내막은 얼핏 8-90년대 거리의 현장 같기도 하다. 석가탄신일 전야 붉은 대형 연꽃으로 치장한 분수대, 폭력의 상흔처럼 퇴화된 전일빌딩의 근경에는 무당집의 깃발이 나부끼는데, 하늘로 에운 건물과 땅(광장)을 연계하는 듯하다. 아마도 그 시절을 체감했을, 거리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 아래의 노인. 민주평화기념관으로 분한 본관 건물 앞에는 남녀노소가 자리하고, 솟구치는 분수 그것의 끝자락에는 소원을 비는 달이 떠 있다.
  조대연은 작품에서 직설화법식의 현장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공간의 특질이나 실재하는 장치를 통해, 정해진 답이 아닌 다양한 생각들을 끌어내려 한다. 일상에서 비켜 가버린 현재의 광장을 ‘기록’하되, 장소의 가치나 의미는 관람자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읽혀진다. 그러나 제시된 화면으로 인해 이 특수한 공간은 다시 사유의 영역으로 확대된다. 메시지의 강요가 아닌, 사실의 투영으로서의 광장이라는 장소는 재차 거론된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연출이 아닌 실제의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기술보다 대상에 접근하는 태도에 주안점을 둔다. 스스로를 목적에 의해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 평하는 조대연은 본인의 사진이 좀 더 객관적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진도와 섬진강을 비롯한 남도의 삶터, 새만금, 순천만 시리즈 등에서 보여주었던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지속된다. 더불어, 숨은 의미와 상실감 혹은 공허함이 내비치는 조대연의 프레임에서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볼 때, 일상의 촬영이 그저 일상이 아닌 뜻 그대로 의미심장한 구술임을 깨닫게 된다.         보고 기록하는 사진의 실재성, 그 장르적 속성으로 인해 쉽게 잊히는 시간들이 보다 가치 있는 사실로 되새김질 된다. 나아가, 기록하는 이의 행위 또한 온전히 유의미한 태도가 된다. 이번 전시가 인간의 삶과 환경에 근거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속뜻을 새삼 제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사진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한편, 전시의 연계 행사로 6월 12일 오후 4시부터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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