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7-07 (목)

삶, 숨, 쉼터, 나무 이야기/신안 자은도 천사 여인송

물구나무 서서 남편 기다리다 얼어 죽은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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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3.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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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은도 여인송.jpg

 

신안은 섬으로만 이루어진 군이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이 낳은 아들, 딸이 1004개이니 천사의 섬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니 이 섬 고을을 다 보려면 하루에 한 섬이어도 3년이니, 참으로 신안은 섬 부자다.

이 중 자은도에 가려면 먼저 목포에서 연륙교인 압해대교를 건너 압해도로 간다. 그리고 2019년 4월 4일 여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한 천사대교를 다시 건넌다. 천사대교는 우리나라 교량 중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4번째로 긴 해상교량이다.

또 이곳 암태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면 자은도이다. 자은도는 청동기 유적인 지석묘와 패총이 있고, 삼국시대에 나주목에 속하였으며, 1377년 고려 우왕 때 수군지휘부인 군영지였고, 두봉산에 산성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 말을 사육하던 큰 목장이 있었고,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수군진지가 있었다. 또 오랜 전통의 고기잡이 방법인 독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자은도라는 지명은 임진왜란에 이여송 군으로 조선에 온 명나라 장수 ‘두사춘’이 반역으로 몰리자 이곳으로 피신하여 목숨을 건진 뒤, 사랑과 은혜의 자은도라며 고마워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전국적인 소작쟁의 도화선이 된 1923년 8월부터 1년여에 걸친 암태도 소작쟁의는 도초도, 자은도, 매화도, 하의도로 이어졌다, 1925년 12월부터 다음 해인 1월까지의 자은도의 소작쟁의에는 일경 150여 명이 동원되었고 농민들은 일경과 지주에 맞서 격렬하게 싸웠다. 이 일로 123명이 수감되었고 2020년 이들 중 26명의 공로자를 확인하여 2021년 8개월의 옥고를 치른 자은도의 김진운 등 11명이 1차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자은도는 우리나라의 섬 중 열두 번째로 큰 섬이다. 붉가시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난대성 식물이 다양하게 자라는 섬 동쪽의 해발 364m 두봉산 아래 서북쪽으로 농경지가 펼쳐진다. 또 해안 곳곳의 만과 갑을 방조제로 막아 염전과 농경지로 이용한다. 특히 동쪽 해안의 대율염전과 부속섬이었던 욕지도가 농경지가 조성되면서 연결되었다.

이곳 자은도는 해수욕장 부자이다. 둔장, 외기, 내치, 양산, 분계, 신성, 백길, 면전, 신돌 등 큰 해수욕장이 9개이고 신성 마을에는 개인 집 앞마당이 해수욕장인 곳도 있다.

백길해수욕장은 3km가 넘는 너른 모래밭에 수심이 얕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양산 해수욕장에는 ‘세계 조개 박물관’과 ‘천사섬 수석 미술관’이 있다. 또 둔장 해수욕장의 동구리섬과 할미도 등 두 개의 섬을 잇는 1004m 보행교는 ‘무한의 다리’라 하는데, 이곳에서 보는 해넘이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 평생의 추억이다.

그리고 둔장에서 외기, 내치, 양산으로 이어지는 해변에서는 질 좋은 규사가 생산된다.

무엇보다 자은도의 해송 숲은 천혜의 자연경관이다. 그 해송 숲이 아름다운 분계 해수욕장에는 애처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여인송’이 있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가 어느 날 꿈에 물구나무를 서서 소나무를 바라보니 남편의 고깃배가 보였다. 그날부터 어부의 아내는 큰 소나무 위에 올라 기다리다, 그만 거꾸로 떨어져 추위에 얼어 죽고 말았다. 돌아온 남편이 부인의 시신을 그 소나무 아래에 묻어주자, 나무는 거꾸로 선 여인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야기가 주는 몫은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며 사는 날까지 행복하라는 것 아니겠는가? 받거나 챙기고 돋보이려는, 허황되고 허망한 욕심을 버리고, 아낌없이 모든 걸 주려 한다면 그게 곧 행복이고 사랑의 시작인 것이다.

<김 목/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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