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4 (수)

영산강 간척지 '염해 측정' 논란

'신재생에너지' 확충 미명 우량농지 돈벌이 삼아/정부 '염해농지' 태양광 발전시설 허용 후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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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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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벼농사 풍작을 이룬 곡창지대에서 때 아닌 '염해(鹽害·소금기 피해) 측정' 바람이 불어 닥치면서 논란과 잡음이 커지고 있다.
농사 짓는데 적합한 우량농지도 '염해 농지'로 판정만 받으면 지자체 등을 상대로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행위 인·허가'를 손쉽게 받은 후 최장 20년 간 발전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 대단위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우량 농지를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미명 아래 '염해 농지'로 둔갑시켜 손쉬운 돈벌이 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에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30일 본격적인 영농 개시를 앞둔 나주시 동강면 장동 들녘. 민간업체들이 대거 몰려들어 농림(농업 진흥구역)지역 내 농지에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을 위해 필요한 '염해 측정'을 권유하는 영업활동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해당 들녘은 과거 바닷물이 드나들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갯벌이었지만 지난 1978년 착공해 1981년 완공된 '영산강 하구언 방조제' 덕분에 이 일대 갯벌 544㏊(164만5600평)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옥토(논)로 탈바꿈했다.
이곳 들녘은 '나주 동강 간척지'로도 불린다. 전국 12대 '러브미(米)' 브랜드쌀 인증에 이어 전남 10대 우수 브랜드 쌀에 수차례 선정된 '드림생미'가 생산되는 알짜배기 곡창지대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19년 7월부터 염해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최장 20년'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농지법 개정' 이후 최근 몇 달 사이 민간사업자들의 영업활동이 시작되면서 갖가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업자들의 무분별한 '염해 측정' 권유 영업방식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현실과 일부 동 떨어진 '염해 측정' 방식도 문제로 떠올라 '관계법령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지에 태양광발전소 조성을 위한 '염해 농지' 판정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만 전담하고 있다.
민간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이 농가를 부추키기 위해 대학연구소 또는 비공인 기관에 의뢰해 실시하는 '염도 측정'은 일종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것이다. 이 결과만을 갖고는 '염해 농지'로 판정을 받을 수는 없다.
'염해 농지'내 태양광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염도 측정은 '공유수면매립지 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된다.
농어촌공사는 농가 또는 사업자가 신청한 농지 필지별로 1㏊당 표토(0~30㎝) 10개 지점과 심토(30~60㎝) 10개 지점 등 총 20개 지점을 채취해 염도를 측정한다.
분석은 토양시료와 증류수를 '1대5'로 희석하는 방식이다. 농도가 5.5dS/m(데시지멘스퍼미터) 이상이면 염해 농지로 판정돼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가 가능해진다.
염해 농지 판정 기준인 염분 농도의 경우, 과거에는 6dS/m였지만 현재 5.5dS/m로 완화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 간척지에서 민물을 이용해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반해 염해 측정 방식은 과거 바닷물이 드나들었던 농지 깊숙한 뻘(심토)층을 겨냥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주 동강면 장동리 쌀 전업농 A씨는 "벼 뿌리가 닿지 않아 염해를 일으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심토층을 측정하면 소금기가 나오지 않을 논이 어디에 있겠느냐"며 "이러한 측정 방식은 '염해 농지' 판정을 손쉽게 해서 태양광발전사업을 확대하려는 수순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의심했다.
또 1회에 한정된 조사 시기와 측정 횟수도 농가들 사이에서는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기간과 수확을 마치고 물을 뺀 벼  논의 경우 측정 시기에 따라 염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현장에서 만난 농가들은 대표적으로 벼 작물을 예로 들면서 작물별로 농지 염도 측정 깊이나 방식, 시기, 횟수를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벼농사만 짓는 논은 담수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압이 형성돼 땅속에서 염분이 올라오지 못하지만, 벼가 아닌 타 밭작물 등을 경작할 경우 뿌리가 심층까지 뻗어 나갈 수 있어 표층과 심층을 모두 채취해 염도를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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