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2-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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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위 녹일 사랑의 온도
    매년 연말이 되면 초청하지 않아도 우리 곁을 찾아오는 것들이 많다. 송년회, 크리스마스, 새해 달력과 더불어 한파의 역습이다. 아침 기온이 영하 8도로 내려 같다는 보도를 접하며 본격적인 겨울을 실감하게 한다. 옷깃을 세워야 하고 종종걸음치는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는 때다. 추위와 경기불황으로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이 느끼는 체감 추위는 뼈가 시려올 정도이다. 꽁꽁 얼어붙은 추위를 녹일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전해오고 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쉬움을 이르는 말'이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시민들이 십시일반 따뜻한 사랑의 온기로 소외계층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회 각층의 긴 겨울을 보내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개의 빨간 열매 모양으로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사랑의 열매', 이를 상징으로 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11월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2월 첫날 사랑의 열매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캠페인 출범 선언과 함께, 캠페인 상징인 ‘사랑의 온도탑’의 막을 올리며 '희망 2023 나눔 캠페인' 활동에 들어갔다. 나눔목표액 4040억 원을 목표를 향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디었다. 사랑의 온도탑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약 360여 개의 포스트에서 동시에 운영되며 나눔목표액의 1%인 40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올해 시작은 삼성이 이웃 사랑 성금 500억 원, 신한금융 그룹이 160억 원을 기부하여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6.3도에서 시작,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전국에서 일제히 전개된다. 이번 캠페인은 ‘함께하는 나눔,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강령으로 시민들의 기부를 독려하여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 지원 ▲위기가정 긴급지원 ▲사회적 돌봄 지원 ▲교육·자립 지원 등 4대 지원 분야에 사용될 예정이라 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란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전 세계를 덮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어려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거시적 관점의 어려운 전망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심리적 위축감을 더해 추위를 더 느끼게 한다. 더불어 매서운 한파가 꽁꽁 얼어붙은 지역 경기만큼 더 차갑게 느껴지고 있다. 기부와 나눔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날씨의 세계' 저자 트리시탄 굴 리가 들려주는 일기도가 떠 오른다. 슈퍼컴퓨터 데이터의 거시적 전망을 나타내는 연산능력이 아닌, 나무 주변이나 거리를 걷다가 발견하는 단서에서 천기(天氣)를 읽어내는 미시적 방식으로 나눔의 실천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소소한 내 주변의 대상을 통해 징후를 알아채는 미기후(microclimate)라는 낯설고 은밀한 세계 이해이다. 슈퍼컴퓨터는 동네 작은 언덕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지만, 주위의 경관에 예민한 이들은 참나무와 그 그늘을 보고 그날의 날씨를 정확히 알 수 있듯이 빈곤의 격차(갭)나 빈곤선의 차이를 알고 지역적 정서를 통해 나눔의 온정을 느끼며 실천하는 방식이다 구름은 예로부터 날씨를 예측하는 지표였다. 미크로네시아제도의 전설적인 항해사들은 구름을 ‘카페사니 랑’, 즉 하늘의 이야기라고 불렀다. 모든 구름은 모양이 다르다. 대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구름의 7대 패턴을 알면 날씨의 보편적 징후를 알아내는 게 가능하다. 구름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악천후의 가능성은 커진다. 구름의 유형이 다양할수록, 작았던 구름이 커질수록 날씨의 전망은 악화한다. 키가 크고 폭이 좁은 구름은 악천후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뾰족하거나 들쭉날쭉한 구름 꼭대기는 불안정한 날씨의 징후이며, 구름의 밑면이 거칠어질수록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다. 바람은 날씨를 몰고 온다. 일기 예보는 아래 경관의 영향을 덜 받거나 안 받는 주풍을 대상으로 하므로 그 미세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할 때가 많다. 지면 풍은 너무 국지적이고 변덕마저 심해 지역 일기 예보의 근거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지역 경관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빚어지는 지면 풍이다. 바람의 속도가 일정한지 아니면 속도를 바꿔가며 변덕스럽게 불고 있는지를 알면 대비할 수 있다. 소외된 이웃과 불우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기업들의 지역사회 환원을 위한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가난은 나라님도 못 막는다고 하지만 그렇지않는다. 밝은 사회를 만드는 일은 내 작은 힘으로도 할 수 있다. 내게 있는 걸 조금 줬을 뿐인데, 누군가의 삶이 바뀌고, 왜 기부하는지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더 많은 돈과 높은 지위, 나와 내 가족의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먹고 사는 일의 전부처럼 보이는 세상이다. 구조조정과 청년 실업, 경제위기 등으로 삶이 팍팍해지는 요즘 "왜 살아야 하는지,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깨달으려면 기부, 즉 나눔을 실천해보라"라고 한다. 기부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기부는 처음 시작하기가 어려울 뿐 일단 시작하면,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습관이라는 뜻이다. 기부는 돈이 매우 많아서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날씨의 세계'에서 미기후(microclimate)라는 낯설고 은밀한 세계의 이해, 즉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면 풍과 같은 수천수만 시민의 정성을 담아내는 사회적 연대, 평등, 사회적 정의 등 온정이 담긴 ‘사회 백신’ 나눔, 사랑의 열매가 가슴마다 열리길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2022-12-04
  •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Pierre Joseph Proudhon, 1809-1865년)
    프루동이라고 하면 보통 '아나키즘(Anarchism)의 시조'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산당 선언 (1848)> 이전에 사회주의-노동운동 세계에서 최대 베스트셀러였던 <재산이란 무엇인가 (1840)>의 저자 프루동은 과연 역사책의 각주 정도로 기억되어도 좋을 인물인가? 우선 그는 사회주의 운동의 첫 세대 가운데에서도 보기 드문 노동자 출신이었다. 그는 저서에서 ‘재산이란 도둑질한 물건이다’라고 단정하며 자본가적·사적 소유를 원칙적으로 부정하였다. 모든 권력은 필연적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수반하기 때문에 악이며, 소유는 모든 권력=착취=지배로 통하는 수단이라고 하여 부정하였다. 나아가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하여 소생산자 개인의 자유의사에 기초를 둔 협동조합조직을 만들고, 이들 조직을 지역적으로 연합시켜 지방분권조직인 연합사회를 건설할 것을 주장하였다. 힘 대신 정의를 가치의 척도로 삼아 인내심을 가지고 자본가의 양심과 인도주의에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848년 2월 혁명 이후 소집된 제헌의회는 초기 사회주의운동의 거대한 구상들이 의제에 오르고 서로 격돌한 사상의 전장이었다. 6월 노동자 봉기의 폭력 진압 탓에 제헌의회의 정책 논쟁이 충분히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그 자리에서는 일자리보장제의 원시적 형태였던 루이 블랑키(Louis Auguste Blanqui)의 국영 작업장과 빅토르 콩시데랑(Victor Considerant)이 내놓은 기본소득제의 선구적 형태가 부딪혔다. 이 의회에 프루동도 보궐선거를 통해 진출했고, 인민은행을 만들어 노동자 협동조합 창설을 지원하자는 또 다른 거창한 비전을 던졌다. 170여 년 뒤의 우리 시대와도 직결되는 거인들의 시간이었다. 프루동은 구체적인 정세에 따라 직접 선거에 참여하기도 하고 투표 보이콧 운동을 조직하기도 하였으며 정권과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아나키' 이상은 후대 아나키스트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덜 교조적이고 더 실천적이었다. 그에게 아나키즘은 교의라기보다는 현실 국가권력에 민중의 입장에서 대처하며 그때그때 다양한 색깔로 나타날 수 있는 실천 지침에 더 가까웠다. 프루동이 노동계급의 정치적 능력에 유언처럼 남긴 메시지를 압축하면, 상호주의(mutualism)와 연방주의라 할 수 있다. '상호주의'는 우리에게는 낯선 단어이지만, 노동자들이 상호부조를 통해 결성한 '조합'들이 생산 활동을 담당하게 하자는 것이다. 자본가 기업 대신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협동조합이 주된 생산 단위가 되어야 하며, 인민은행을 설립해 노동자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자고 주창했다. 이 구상은 당대보다 오히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볼 때에 더 참신한 대안인 것 같다. 실제로 좌파 입장에서 제출된 생태 전환 구상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정책이 공공적 형태로 녹색투자은행을 설립해 지역 주민들이 결성한 재생가능에너지 협동조합들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프루동 제안의 현대적 응용이 아닌가. 연방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막강한 제국주의 국가들이 번성하고 혁명이후 체제들 또한 이에 버금가는 과잉 확장 국가로 이에 맞서던 시절, 프루동의 연방주의는 세상모르는 이상주의에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그 시절이 남긴 북반구의 남반구 수탈, 일국과 지구를 가로지르는 불평등, 기후 재앙 따위 밖에 없는 지금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민중자치가 작동하는 지역 코뮌들로 이뤄진 연방이 기존의 관료주의적 국가를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아나키스트들만이 아니라 급진민주주의자, 생태주의자, 페미니스트, 새롭게 각성한 사회주의자의 비전들이 수렴하는 지점이 되고 있다. 상호주의와 연방주의의 이러한 뜻밖의 회귀를 통해 우리는 생태적 전환이 요즘 기후 재앙 탓에 갑자기 닥친 요구가 아니라 인류의 오래된 염원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지는 시기의 한 복판에서 우리가 프루동과 조우해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 오피니언
    2022-12-01
  • 각자의 퀘렌시아를 즐기자
     갑자기 추워지고 있다. 한파주의보까지 내렸다. 해갈이 필요한 시기에 너무나 연약한 비만 몇 방울 내렸는데 그 비가 한파를 몰고 온 것 같다. 몇 년 전, 어느 식당에서 만났던 한 노인. 어디서 많이 본듯했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리 생각을 거듭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날도 오늘처럼 강한 바람이 불었다. 추웠다. 그래서 곰탕집에 갔는데 거기서 본 것이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문득 그때의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그 주인공도 생각났다. 다름 아닌 광주 시내 모 대학병원에서 과장까지 지냈던 의사였다. 이 이야기를 지인에게 얘기했더니 심히 충격적인 말을 했다. 치매로 고생하다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인간사 모를 일이다.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의식이 있을 때 올바르게 살아야 할 것이다. “돈은 건강할 때는 자산이라 하지만 아픈 뒤에는 유산이라 한다”는 그 누군가의 말. “전반전은 나보다 높은 코치의 말에 따르지만 후반전은 나의 명줄을 잡고 있는 의사의 명령에 따른다”는 말과 함께 마음 깊이 새기면서 살아가야 하리라.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을 비롯한 험담을 좋아하는 엽전들은 이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주변인을 험담해도 자신의 격이 올라가지 않는데도. 오히려 험담의 대상자를 올려주고 자신은 추락해 갈 뿐인데도 말이다. 오물 덩어리의 삶을 줄곧 살아온 것을 주변 사람들이 잘 알기에 더더욱 그렇다. 하기야 이를 인지할 정도라면 추한 언행들을 일삼겠는가. 그러니까 엽전들이지. 스페인어에 퀘렌시아(Querencia)라는 말이 있다. 투우 경기장에서 투우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장소라는 뜻이다. 요즘에는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이라는 말로도 쓰인다. ‘나만의 안식처’란 뜻이다. 행복과 불행 자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흘러가는 시간들. ‘인간’이라기보다는 한 쪼가리의 기계 부품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 어떨까. 무척 공허하지 않을까. 때문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어루만지면서 삶을 영위해 가야 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제3의 공간’이 아닐까. 비교적 잘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단들은 대부분 제3의 공간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져봄이 현명하리라. 나만의 또는 우리의 파라다이스를 위해.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도 이를 그의 저서 ‘정말 좋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 충전을 위한 별도의 장소라 했다. 제3의 공간이란 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느끼기에 편한 곳이면 된다. 언제든지 갈 수 있고, 떠날 수도 있어야 한다. 구차한 격식도 없어야 한다. 물론 직분의 높낮이도. 이런 공간은 미술관·극장·공연장 등 각종 문화관은 물론 커피숍, 술집, 갈대밭, 숲속, 산, 바닷가, 낚시터, 외딴섬일 수도 있다. 본인이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면 그 어디든지.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여행의 진한 향기를. 삶터의 경계선을 지나면서부터 자유의 미를 눈과 마음에 담았던 추억 한두 토막에 스민. 갑자기 떠오른다. 북풍한설 휘몰아치던 춥디추운 어느 겨울날. 칼바람에 서로 몸을 부대끼며 상대방을 지켜주던 갈대들의 볼 빨갛게 물들어가는 사랑의 노랫소리가. 달빛서린 잔잔한 호수의 물결 위로 은은하게 피어오르던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선율도. 이런 추억에 젖어 들 수 있는 마음이라는 공간 자체도 역시 퀘렌시아가 아닐까. 그렇다. 마음껏 젖어보자. 그리고 행복하게 웃자.  
    • 오피니언
    2022-11-30
  • 오늘 크게 웃자!
    날이 새고 해가 지는 만큼 갈수록 시끄러워지니, 요즘 나들이와 보고 듣는 일마저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양 극단에 있는(그렇다고 생각하는) 경우야 뜻하는 바에 책임을 진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산술 평균이 아닌 온전한 중립을 지향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현실정치에서 시작된 분열과 대립이 사회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빈부(貧富)가 다투고, 노소(老少)가 부딪치며, 남녀(男女)가 등지는 데 이어 마침내 친구와 가족이 적대(敵對)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면 모두들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 뒤엉켜 절벽 끝을 향해 굴러가고 있다고 하겠다. 외부에서도 거든다. 대륙과 해양이 첨예(尖銳)하게 만나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지구 상 마지막 남은 이권(利權)의 고갱이가 한반도라고 한다. 멀고 가까운 주변 강국들이 앞다퉈 머리를 들이밀고 손익(損益)을 따지며 주판(珠板)알을 튕기는 꼴이 낯설지 않다. 이 사회(나라 꼴은 아니다!)가 유지되는 것이 놀랍다는 자조(自嘲) 섞인 한탄이 만연하고, 전쟁 같은 천지개벽(天地開闢) 정도의 상황이 벌어져야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 특히 그래야 한다는 처방까지 횡행하고 있다. 지난 정권 때 있었던 여러 위법 비리(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마침내 결정적 순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소란의 속내는 뻔하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조직(적) 범죄를 덮고, 그 당사자(들)를 감싸겠다는 것 아닌가.통상적인 내용을 때밀이 식(式)으로 헐뜯는 것이야 천박한 자질과 부족한 실력을 감추기 위한 재롱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녀자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끔찍한 악의(惡意)를 파렴치한 언어로 쏟아내는 것은 그냥 발악(發惡)이다. 특히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 퍼뜨리고 그것을 근거로 통상적 법 집행까지 방해하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자고 선동하는 반역행위와 다르지 않다. 두 갑자(甲子)쯤 전 한 사람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글을 썼다. 망국(亡國)을 앞둔 극심한 혼란 속에서, 사회의 혜택을 입어 행세깨나 했던 입장으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크게 웃자. 삶은 소대가리만 웃게 둘 일이 아닌 것이다. 지난 해 별 짓을 다 해도, 아니 그것 때문에 권력이 바뀌었으니 천우신조(天佑神助)가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 지금 물고 뜯는답시고 온갖 요란을 떠는 것도, 온통 만지고 다듬어서 돋보이게 해주는 꼴이지 않은가.  
    • 오피니언
    2022-11-29
  • ‘복덩이’ 손혜원 목포에 정착하다
    고향 목포에서 국회의원과 시장을 재임하고 퇴임한 사람 가운데 고 권이담 전 시장과 박홍률 시장, 이상열 의원을 빼고는 모두 고향을 떠나버렸다.그런데 서울 마포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아무 연고도 없는 남도의 작은 도시 목포가 좋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내려와 살고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후보 홍보위원장을 맡은 손혜원 당시 국회의원은 선거 홍보 차 목포에 왔다가 다른 도시에 비교해 문화예술분야의 장점이 많은 목포의 매력에 푹 빠졌다.손 의원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본인의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면 목포에 내려와 살면서 일제 강점기 때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근대역사 문화거리를 중심으로 피폐되고 낙후된 원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관이 있는 나전칠기 박물관을 건립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그 후 당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박홍률 목포시장은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개최하고 목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생사업 전문가인 손혜원의 자문을 받기 위해 손 의원을 목포시에 초청하여 시장을 비롯하여 담당 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목포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설명하고 자료를 손의원에게 전달하였다. 그 후 손 의원은 슬하에 자식이 없기 때문인지 평소 5명의 조카들의 교육과 경제적 지원을 해왔다. 대입에 실패하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 조가가 곧 제대하면 목포대학에 입학시켜 박물관 업무를 보라고 박물관 건립부지를 조카 명의로 구입하였다. 당시 손 의원은 영부인의 중·고교 동창이고 여권의 실세일 뿐만 아니라 당시 야당을 강하고 거침없이 비판하는 스타일이라 정적으로 여기는 당시 보수 야당이 부동산 투기와 실명제 위반으로 고발하고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하였다. (법원은 1년 6월의 징역선고) 그러나 부동산 투기는 팔았을 때 시세차익이 있어야 하는데 팔지도 않았고 시세차익도 본 일이 없고 목포의 구도심은 구 건물이 텅텅 비어 있고 인적이 드물어 투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대법원은 몇 일전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만 조카 명의로 구입하였다 해서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손 의원은 3년 10개월동안 재판 중에도 목포에서 생활하면서 나전칠기 장인 2명을 강사로 초청하여 숙소와 강의실을 제공하고 나전칠기 공방을 개설하였으며, 몇 일전 6기까지 졸업시켰는데 전국에서 수강생들이 모여들어 인기가 대단하다.목포에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을 위하고 지방문화를 살리는 전통문화사업을 위해 재단법인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의 이사장직을 남편으로부터 넘겨받아 모든 열정을 바치고 있다. 손 전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지역을 들어보면 외국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곳이 많다.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를 찾고 문화를 중심으로 낙후된 지역을 젊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요즘은 도시계획기조가 재개발 재건축에서 도시재생으로 바뀌어 가는 실정이다. 전통공예를 살리고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할 때 우리 문화가 생겨난다. 도시재생은 문화와 역사를 살려 개발하고 문화는 절대로 사치가 아니며 문화는 밥이며 또 문화는 지역경계를 살릴 수 있다.”
    • 오피니언
    2022-11-29
  • 붉은악마는 영원하다
    ‘붉은악마’ 어느 누가 명명했는지도 모른다. 그 붉은악마의 힘은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하나로 똘똘 뭉치는 힘! 대한민국이었다.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태극물결을 이루며 거리응원을 펼쳤던 2002년 6월은 즐거움과 행복의 도가니였다. 지난 일이지만 국민모두가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월드컵의 4강 신화를 이뤘었던 대한건아의 힘은 붉은악마가 아니었을까 싶다.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어버린 그 때를 잊을 수 없고 지울 수도 없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빛이 밝았고 미소를 띠면서 즐거움으로 가득했었다. 네 것 내 것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가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뭉쳤었다. 벌써 2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날의 함성과 쾌거의 장면은 생생하게 살아온다. 광화문거리를 비롯해 지방의 광장은 물론 중심도로까지 붉은악마의 응원물결은 환호속의 환호 그 자체였었다. 태극전사들의 경기시간이 있는 날에는 아예 다른 약속을 하지 않았으며 응원의 힘을 더했었다.이번 붉은악마의 행적을 살펴볼까 한다. 그들은 지난 우루과이 전부터 카타르월드컵 현지응원을 위해 한국에서 도하로 건너왔었다고 한다. 약 4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월드컵기간 중 카타르의 숙소대란 탓에 한 곳에 모여 생활하진 못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도하시내에서 버스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위성도시 알코르를 비롯해 여기저기 나뉘어 거처를 잡았다고 한다.붉은악마는 25일 축구대표팀 숙소인 도하 시내 르메르디앙 시티센터 호텔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공수한 2002년 4강 신화 20주년 기념머플러 100장을 축구협회 직원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해당머플러의 무게만 총 18㎏에 달했다.이중근 의장은 “20년 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실현한 4강 신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우리선수들에게 ‘여러분의 등 뒤에 붉은악마가 변함없이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머플러전달행사 현장을 함께 한 김홍준 씨는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미드필더 이강인(21·마요르카)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게 나만의 즐거움”이라면서 “선수단숙소방문 중에 먼발치에서 이강인이 동료 선수들과 차를 마시는 장면을 봤는데, 그 어느 대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고 했다.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끼는 듯해 흐뭇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2002년 온 국민이 참여한 뜨거운 응원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붉은악마는 월드컵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흐름에 따라 응원의 수위를 조절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전후반 90분 내내,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응원해 상대국 팬들의 기를 눌러 놓는다. 다른 나라축구팬들로부터 “서포팅만큼은 한국의 압도적인 우승”이라는 찬사를 종종 듣는다.필자는 태극전사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힘은 단결임을 알고 있다.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진 힘은 대단하다. 민족혼이 살아오고 동포애가 끓어 넘치는 백의민족이 아닐 수 없다. 지구촌 어느 민족도 우리민족을 따라올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다르다. 국민과 국가는 뒷전이고 오직 자신만의 영달을 위한 정쟁만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협치는 언제쯤이나 이루어질는지 매우 궁금하다. 아니다. 서민들의 생활고가 어려워지면서 불평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쟁에 휘말린 정치판을 조금이라도 잠재우는 월드컵은 대한민국의 효자손일지도 모른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정치권이 협치 정국으로 돌아섰으면 좋겠다. 국민들의 불평불만이 이어지면 그 분노가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동안만은 붉은악마와 함께 카타르로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비록 축구라는 운동에서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지만 그 힘은 어디로 퉁길지를 모르는 일이다. 2002년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저마다 붉은 악마의 티셔츠를 입고 뿔을 머리에 쓴 채로 소리 높여 축구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한 적이 있었다. 뿔이 나왔으니 괴물이 틀림없는데 어떤 연유로 우리나라 응원 복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살펴볼까 싶다. 옛날 중국역사시대 이전,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일컫는 별칭인 동이족 중에 蚩尤(치우)란 자가 있어 왕 노릇을 하고 있었다. 외모가 아주 겁나고 성격도 더없이 터프했다. 그는 넘치는 힘과 세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쪽 그러니까 중국 쪽으로 넓혀나갔다. 가는 길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치우의 머리가 구리처럼 단단하고 눈이 네개나 달렸다. 여섯 개의 손이 있어 전후좌우를 다 커버할 수 있는 엄청난 파워와 전문적인 싸움 스킬을 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개를 일으키는 도술을 부릴 줄 알아 전쟁을 할 때 유용하게 써먹었다. 힘세고 포악하고 잔인한 도술사 치우는 월등한 세력으로 다른 종족을 휘저어 무찌르며 중국 쪽으로 자기의 세력을 넓혀나갔다.(생략)그래서 일까? 엄청난 힘과 도술을 응용해 승리를 위한 경기를 하라는 국민염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구촌의 축제 속에서 온 국민의 염원인 4강바람을 타고 날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정치권도 온 국민의 열기에 함께 해야 한다. 협치를 이루는 그 날, 대한민국은 승승장구 할 것으로 믿는다. 따라서 온 국민은 붉은악마다. 붉은악마는 영원할 것이다.
    • 오피니언
    2022-11-28
  • 아름다운 지구! 인간이 답할 때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가 기후 위기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걸 메스컴을 통해서 우리는 자주 접하고 있다. 산업화 이후 지구의 평균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온도상승이 자체 복원력 한계인 2℃를 넘기면 생태계와 지구환경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이제껏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상황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2010년 칸쿤 합의에서 지구 온도 의제 목표를 공식으로 체택하였고 또한 2015년 12월파리협정에서는 1.5℃ 이하로 억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우리 앞에 닥치는 현실은 녹록하지는 않다. 2021년 그리스에서는 건조한 날씨 속에 화재가 발생해 보름 동안이나 불이 번지면서 서울의 1.7배나 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세계에서 가장 춥다는 시베리아에서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찾아오고 산불이 일어났다.또한 아프리카 미다가스카르에서는 2년째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어떤 농작물도 자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같은 시기 독일, 영국, 스위스, 벨기에 등에서는 폭우가 내려 대홍수 사태가 벌어졌다.북극에서는 빙하가 녹아 북극곰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고 매일 200여종의 생명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 기후 위기는 직접적으로 탄소 자원의 과다한 사용으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높여서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그 근본에는 성장만을 추구하는 경제 시스템과 편리함, 안락함에 젖은 생활습관, 무분별한 과소비 등 우리 인간의 탐욕이 자리를 잡고 있다.아름다운 지구를 망가트리고 수십만 종의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있는 인간의 행위는 자연을 정복과 이용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의해 뒷받침되어 왔다.세계 곳곳에서 기후로 인한 재난 발생으로 온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형성해 온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만 한다. 이러한 기후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온실가스 발생으로 지구가 급격히 더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인식과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상승하면 인간의 노력으로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보았다.그래서 2℃ 상승에 도달하기 전에 지구온도를 1.5℃ 이상 올리지 않도록 2015년에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해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맺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약속한 국제협약을 맺었다.그후 기후변화협약(UNFCCC)상의 온실 감축 의무만으로는 기후변화방지가 어렵다고 보고, 1997년 교토에서 열린 제 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온실가스의 실질적인 감축을 위해 과거 산업혁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을 대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정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시켰다.교토의정서에 따라, 주요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기체 배출량을 1990년보다 5.2% 가량 줄이기로 하였으며, 이후 2012년 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8차 당사국총회에서 당사국 195개국이 유효기간을 2020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지금도 각국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기후환경은 국경이 없는 국제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나 개인에게 기후변화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이르러 기후변화라는 환경문제가 점차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게 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범지구적 차원의 국제협약을 체결·추진하였고, 우리나라도 이러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움직임에 참여하고 있다.아름다운 지구를 살려야 한다. 아무리 먼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하듯이 인류의 행동과 습관을 변화시키는 일에 나부터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 오피니언
    2022-11-27
  • 공포와 희망
    불과 1세기 만에 놀랄 정도의 속도로 과학기술문명이 발달되어 왔지만,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이 현대인은 숨가쁘게 살아간다. 지구인, 글로벌화, 인공지능이란 단어가 일상화된 오늘날에 우리는 과연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공포는 우리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암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불과 얼마 전에 세계 10위권 내 도시라 자부하는 서울 한복판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선진 한국으로 도약 중인 우리나라가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엄청난 충격을 경험한 것이다.물질문명의 풍요로움 속에 잊고 살았던 우리의 삶이 자연 재해, 인위적인 참사, 전쟁의 소용돌이, 세계경제 위기 등으로 공포감이 엄습해 오는 중이다. 개개인 차원의 두려움이 아닌 지구시스템 전체의 위기에서 비롯되는 공포로 바뀌고 있다. 범위를 좁혀서 개인 차원의 공포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공포에는 크게 3가지 기본적인 것들이 있다. 물질적 빈곤이나 마음의 궁핍함, 비난이나 비판, 그리고 질병 또는 죽음이다. 이것들이 인간을 괴롭히는 가장 큰 원인이다.물질적인 빈곤은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특히 한국인은 상대적 빈곤감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주택 구입비, 자녀의 양육비 및 교육비,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문제로 인해 어려운 삶을 영위해 나가는 가계가 많이 늘어났다. 물질 우선주의, 이기주의 만연으로 인해 심리적 갈등과 좌절을 맛보는 경우가 빈번하여 마음마저도 한없이 가난해지고 말았다. 물적, 심적으로 여유가 없어 배려와 양보의 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마음의 상태는 돈으로도 사지 못하며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서 쉽게 바꾸기 어렵다.가난에 대한 공포는 개인의 삶을, 한 가족의 운명을 파멸로 이끌어 그 과정 속에서 의지의 힘을 죽이고 비참한 불행의 세계로 빠뜨려 버린다. 마음만 고쳐먹으면 희망을 품을 수 있는데도 고통 속에 빠져 극복하지 못하고 무관심, 결단력 결여, 시기심, 쓸데없는 걱정, 지나친 조심으로 가득 찬 낙오자 인생을 살아가게 만든다. 행복한 인생은 절대로 이들의 몫이 아니다. 운 좋게 일어선다 해도 그때까지는 기나긴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다음으로 타인이나 사회로부터 받게 되는 비난이나 비판이다. 비판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선천적인 습성이어서 이 두려움이 모두의 마음 속에 널리 퍼져 있다. 문제는 이의 순(順)기능이 사라지고 나쁜 측면만 곰팡이 균처럼 세상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비난이나 비판은 당사자가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고 사회의 자정(自淨)작용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상대편을 비판함으로써 위기의 국면을 벗어나려 애쓴다. 심지어 메신저를 공격함으로써 본말전도(本末顚倒)의 경우에까지 이르도록 획책하는 경우가 다반사(茶飯事)다. 이렇게 회피하고 싶을 만큼 비판에 직면하는 공포가 우리의 행동을 속박하고 사회를 어지럽게 만든다. 비판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인해 상상력이 파괴되고 개인은 억압된다. 마침내 침착성이나 개성을 잃고서 열등감 속에 낭비적 인생에 빠져버린다.마지막으로 질병에 대한 공포다. 이 공포는 고령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사항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병이 두려운 이유는 죽음을 생각하기 싫고 의료비 문제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부정적인 자기 암시, 감수성 예민, 자기 익애(溺愛), 무절제, 나태와 불안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기가 힘들다. 파괴적인 사고는 남의 인생까지도 좀먹고 평화의 기운을 사라지게 만든다. 인간을 가치 지향적인 수준에서 본능 위주의 저급한 레벨로 순식간에 탈바꿈 시켜 종국(終局)에는 초라한 인생으로 내몬다.  독자분들은 지금 무엇이 가장 큰 공포로 되어 있는가? 개인으로선 극복하기 어려운 공포 속에서 나날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분이 많을 것이다. 이중고 심지어는 삼중고의 공포를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줄 것인지. 국가가,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줄 수 없다면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인권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른지. 그 시작은 먼저 스스로 해법을 모색하는 데서 비롯되어야 한다. 현명한 사람에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인생이니까 말이다. 과거는 꿈에 지나지 않고 미래는 환상일 수도 있으니, 오늘을 아니 지금을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것이 공포 극복의 지름길이다. 행운은 스스로 찾아오지 않는다. 희망을 품고 노력해야만 가까이 할 수 있는 신의 선물이다.
    • 오피니언
    2022-11-24
  • 대통령은 물론 국민을 위해서도
    초두효과(Primary effect, 初頭效果). 맨 처음 제시된 정보가 나중의 것보다 더 잘 기억되는 효과를 말한다. 그래서 첫 기억이나 첫 경험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첫사랑이나 첫직장이 그렇고 첫월급도 그렇다. 그만큼 처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맞선이나 면접을 보러 갈 때도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모습으로 꾸미고 가는 것이다. 이름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짓는다. 이것도 부족해서 본명 외에 호나 예명까지도. 최선의 돋보임을 위해서. 초두효과는 이처럼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어떤 모습으로 국민의 뇌리에 남을까. 대통령 재임 초창기에 이렇게 낮은 지지율은 처음이라 생각된다. 벌써 퇴진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모여서. 이런 불행한 일들이 왜 일어날까. 같은 당 소속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을 빌려보자.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및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말실수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면 됐을 일이다. 왜 자꾸 논란을 키워가는 건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러면서 “백번 양보해서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면 침묵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 했다.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가 어렵다면 무대응이 나았을 테고 MBC 취재진 탑승 배제 조치는 오히려 일을 키웠다”는 말까지 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전직 의원이자 대권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이렇게까지 얘기할 정도다. 여기에 덧붙여 “행사장을 걸어 나오며 별생각 없이 불쑥 내뱉은 말이 졸지에 국가안보의 핵심축, 대통령의 헌법수호, 국민의 안전보장 같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둔갑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서 “대통령의 말대로 MBC 보도가 정말로 증거를 조작한 악의적인 가짜뉴스였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보장을 해치고 헌법을 위반한 행위였다면 이 심각한 중죄에 비해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는 너무나 가벼운 벌”이라면서 “경찰과 검찰은 당장 MBC를 압수수색하고 피의자들을 수사하고 기소해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나 “이 일이 정말 그렇게까지 할 일인지, 계속 확대 재생산해서 논란을 이어갈 일인지 대통령부터 차분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면서 말을 맺었다. 자당의 중진이 이렇게까지 지적한다는 것은 분명 윤석열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그리고 초창기에 지지율이 30%대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은 유 전 의원이 지적한 부분이 적절하다는 증표가 아닐까. 이제 불붙은 퇴진 운동.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이다. 시작이 어렵지 한번 불이 붙으면 메마른 대지의 풀을 전광석화처럼 태워버릴 수도 있다. 자고로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도대체 어느 성에 갇혀서 이리도 민심을 모르는가. 제발 쉽게 생각하지 마라.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회복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미 무너져 가는 권위는 이제 파락호를 향해 전력 질주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강권이 나온다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제발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라. 그리고 대처하라. 주변의 아전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추리기 위해 최대한 감언이설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극단의 경지에 이르면 모두가 사라져버릴 것이다. 마치 비누 거품처럼. 남아 있는 건 오로지 벌거숭이 임금뿐이고. 그저 혼자서 망나니 춤판만 벌일지 누가 알겠는가. 실성한 사람처럼. 이미 형성되어가는 부정적 초두효과(Primary effect). 불길한 생각까지 든다. 제발 잘 여며보길 바란다. 대통령은 물론 국민을 위해서도….
    • 오피니언
    2022-11-23
  • 불타는 버들
    버드나무(버들, 柳)는 쓰임새가 많고, 우리에게 친숙하다. 부드러운 가지로 물건을 담는 고리짝,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키를 만들었고, ‘명약(名藥)’으로 꼽히는 아스피린의 원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설화나 시부(詩賦)의 소재로도 자주 쓰였다. 왕에게 물을 떠주며 버들잎을 띄웠다거나 〈손님 머물던 곳에 새롭게 푸르고 푸르다(客舍靑靑柳色新) - 王維〉며 이별의 어지러운 심사(心思)에 빗대곤 했다. 흔하고, 가지가 잘 꺾이고, 나무 둥치도 잘 썩는 특성 때문에 멸시(蔑視) 당한 측면도 있다. 노류장화(路柳墻花)나 화류계(花柳界)에서 보듯, 함부로 다뤄도 되는 천(賤)한 것과 견준 것이다. 고구려 시조인 주몽(朱夢)의 생모 이름이 유화(柳花)일 정도로 신목(神木)으로 받들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지역의 성정(性情)과 관련한 ‘설(說)’에 마음이 쓰인다. 이조(李朝) 초기에 이성계가 여러 지방(민)의 특징을 묻자, 정도전이 ‘호남은 풍전세류(風前細柳)’라고 했다는 것 아닌가. 물론 사실(史實)로 밝혀지지 않은 설화 혹은 야담(野談) 수준이지만, 영남지역을 ‘송죽대절(松竹大節)’이나 ‘태산준령(泰山峻嶺)’이라고 했다는 것과 함께 사실(事實)인 양 입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즉 호남 사람들은 시세(時勢) 따라 흔들리고 세태(世態)를 좇아 움직인다고 특정한 것이다. 한 마디로 중심과 소신이 없다는 폄하(貶下)이며 매도(罵倒)이다. 충성을 절대 가치로 삼았던 전제(專制) 군주시대나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이 사회의 권력 행태에 비춰볼 때, 이런 ‘독단적 굴레’가 얼마나 혹독한 상황을 초래했는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지역감정을 앞세운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억압에 대한 호남지역(민)의 피해의식은 이제 파국적 상황이다. 극렬한 저항과 수치스러운 영합 그리고 무기력한 포기가 뒤섞인 ‘감정적’ 행태가 갈수록 호남을 짓누르고, 마침내 본질을 해치는 데 이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지역(만)의 가뭄이 심상치 않다. 자연과 인간(사회)은 한 기운(氣運)으로 움직인다는데, 혹시 우리의 강퍅(剛愎)한 생각과 경직된 태도가 우순풍조(雨順風調)의 기틀마저 무너뜨린 결과는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세상은 중후장대(重厚長大)를 넘어 경박단소(輕薄短小)를 향하고 있다. 바야흐로 ‘부드러운 버들(柳)’의 가치가 두드러지려는 참이다. 그런데 빛(골)이네 성지(聖地)네 따위 달콤한 추임새 몇 마디에 넘어가, 마냥 바짝 마른 불쏘시개 노릇에만 매달리고 있으면, 과연 호남은 남아날 수 있을까? 불타 없어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 오피니언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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